
회사에서 60세 정년을 맞아도 국민연금은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1961~1964년생이라면 연금은 63세부터 받기 때문에, 그 사이 약 3년 동안은 월급도 연금도 없는 시기가 생깁니다.
11월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이 '정년과 연금 사이' 구간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정년연장' 검색이 크게 늘었습니다. 재취업에 성공해도 10명 중 6명은 임시·일용직이었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소득 공백이 왜 생기는지, 보고서가 보여준 실제 숫자, 그리고 국회에서 논의 중인 65세 정년연장이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 법정 정년 60세 ↔ 국민연금 수급 63세(1961~64년생) → 약 3년 공백
· 60세 이후 재취업자 61.3%가 임시·일용직, 정규직은 22.1%
· 소득이 절반 아래로 줄어든 가구의 70% 이상이 적자
· 여당 특위 논의안: 2029년 61세 → 2037년 65세 단계 연장(아직 확정 아님)
정년연장, 왜 지금 다시 검색될까?
직접적인 계기는 보사연 연구보고서 「중고령층 소득공백의 현황과 대응 방안」(정해식·류재린·이다미·한겨레)입니다. 연합뉴스와 뉴스1 등이 11월 2일 이 보고서를 일제히 보도했고, 한국일보는 같은 날 사설에서 정년 후 소득 급감 문제를 다뤘습니다.
여기에 정치권 일정도 겹쳤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0월 13일 국정감사에서 "정년연장은 연내 꼭 입법해야 한다"며 정부안을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머니투데이 보도). 10월 2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과 전국금속노동조합이 국회에서 법정 정년연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파이낸셜뉴스 보도).
즉, "정년 뒤 3년을 어떻게 버티나"라는 생활 문제와 "법이 언제 바뀌나"라는 제도 문제가 동시에 주목받는 상황입니다.
소득 공백은 왜 생기나? 정년·연금 나이가 어긋난 구조
소득 공백은 개인의 준비 부족이라기보다 제도의 나이가 서로 맞지 않아 생기는 문제입니다. 핵심은 세 가지 나이입니다.
- 법정 정년 60세: 2016~2017년 사업장 규모별로 60세 이상 정년이 의무화됐습니다.
- 국민연금 의무가입 59세까지: 만 59세가 지나면 의무 가입이 끝납니다.
-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 상향: 1998년 개혁에 따라 2013년 61세에서 시작해 5년마다 1세씩 올라 2033년 65세가 됩니다.
결국 60세에 퇴직하면 연금 수급 나이까지 보험료를 낼 의무도 없고 연금도 받지 못하는 '빈 구간'이 생깁니다. 출생연도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출생연도 | 국민연금 수급 시작 | 60세 정년 후 공백(단순 계산) |
|---|---|---|
| 1953~1956년생 | 61세 | 약 1년 |
| 1957~1960년생 | 62세 | 약 2년 |
| 1961~1964년생 | 63세 | 약 3년 |
| 1965~1968년생 | 64세 | 약 4년 |
| 1969년생 이후 | 65세 | 약 5년 |
표에서 보듯 공백은 뒤 세대로 갈수록 길어집니다. 1969년생 이후는 정년이 그대로라면 최대 5년을 버텨야 합니다. 보고서가 분석한 1961~1964년생은 그 중간에 있는 세대로, 만 60~62세 3년이 공백 구간입니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 10년 이상이면 최대 5년 앞당겨 받을 수 있지만, 1년 당길 때마다 연 6%씩 평생 감액됩니다. 보고서에서도 조기노령연금 유자격자의 77% 이상이 가입기간 20년 이상인 사람들로, 가입 이력이 두터운 층 중심이었습니다.
보사연 보고서가 보여준 '3년 소득 절벽'의 실제 숫자
① 일은 더 많이 하지만, 일자리 질은 낮아졌다
60~64세 경제활동참가율은 2011년 57.0%에서 2025년 66.7%로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이 연령대의 임금근로자 비중도 49.4%에서 66.2%로 늘었습니다. 은퇴 나이가 돼도 일을 계속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일자리의 질은 달랐습니다. 1961~1964년생의 공백기 고용률은 66.5%로 정년 전(73.8%)보다 7.3%포인트 낮았습니다. 특히 60세 이후 새로 일자리를 구한 사람의 61.3%가 임시·일용직이었고, 정규직은 22.1%에 그쳤습니다. 기존 직장에 남은 사람의 정규직 비율이 59.0%인 것과 큰 차이입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재취업자의 월 중위임금은 220만 원으로, 기존 일자리보다 46만 원 적었습니다.

② 소득이 절반 아래로 줄어든 가구, 70% 이상이 적자
공백기 가구소득에서 근로·사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83.0%였습니다. 일해서 버는 돈이 거의 전부라는 뜻이라, 가장이 일자리를 잃으면 가구 소득이 곧바로 흔들립니다. 보고서는 배우자가 일을 늘려 빈자리를 메우는 효과도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년 전보다 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 미만으로 떨어진 가구는 세대별로 15.6~17.2%였습니다. 이 가구들은 외식·여가·의류 지출을 정상 가구의 3분의 1 수준까지 줄였지만, 그래도 70.2~72.5%가 적자였습니다.
③ 집은 있지만 현금이 없다, 퇴직연금은 1.4%
중고령 가구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었고,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집을 처분하는 흐름도 뚜렷하지 않았습니다. 2023년 기준 60~64세의 퇴직연금 수급률은 1.4%에 불과했습니다. 퇴직금을 연금처럼 나눠 받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의미입니다.
| 구분 | 공백기 평균 연금 수령액(월) |
|---|---|
| 소득을 유지한 가구 | 약 191만 8천 원 |
| 소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취약 가구 | 약 52만 7천 원 |
연금 수령액도 양극화돼 있었습니다. 소득을 유지한 가구는 월 191만 8천 원을 받았지만, 취약 가구는 월 52만 7천 원에 그쳤습니다. 공백기를 가장 힘들게 보내는 가구가 연금으로 메울 여력도 가장 적은 셈입니다.
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중고령층 소득공백의 현황과 대응 방안」(2026.11.2) — 연합뉴스·뉴스1 보도 기준
한국 독자에게 의미: 내 나이라면 무엇을 봐야 할까?
이 문제는 이미 퇴직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1960년대 후반~1970년대생 직장인이라면 지금 제도대로라면 공백이 4~5년으로 더 길어집니다. 몇 가지는 미리 점검해 볼 만합니다.
- 내 연금 수급 나이 확인: 국민연금공단 '내 곁에 국민연금'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예상 수급 시기와 금액을 볼 수 있습니다.
- 공백기 생활비 계산: 정년부터 연금 수급까지 몇 년인지, 그 기간 필요한 최소 생활비가 얼마인지 대략이라도 적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임의계속가입 검토: 60세 이후에도 본인이 원하면 국민연금에 계속 가입해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 퇴직금 수령 방식: 일시금 대신 연금 형태로 나눠 받으면 공백기 현금 흐름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건강보험료 변화: 퇴직 후 지역가입자로 바뀌면 보험료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건강보험료 소득정산 전국민 확대 추진, 지역가입자 달라지는 점에서 정리했습니다.
개인 재무 판단은 상황마다 다르므로, 구체적인 결정은 국민연금공단 상담이나 전문가 상담을 함께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중산층 소득 변화 흐름이 궁금하다면 중산층 10명 중 4명 소득 줄었다, 왜?|2024 소득이동통계 총정리도 함께 참고할 수 있습니다.
정년 65세 연장, 지금 어디까지 왔나?
보사연 연구진은 대응책으로 연금 수급 나이에 맞춘 단계적 정년연장과 중소기업 재고용 제도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그렇다면 국회 논의는 어디쯤일까요? 현재 상태는 '방향은 잡혔지만 확정은 아닌' 단계입니다.

여당 정년연장특위 논의안(보도 기준)
JIBS·파이낸셜뉴스 보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6월께 노사 요구를 절충한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2027년 1년간 준비 기간을 둔 뒤 2029년 정년을 61세로 올리고, 이후 2년마다 1세씩 높여 2037년 65세에 도달하는 구조입니다.
| 연도 | 법정 정년(논의안) |
|---|---|
| 2027년 | 준비 기간(60세 유지) |
| 2029년 | 61세 |
| 2031년 | 62세 |
| 2033년 | 63세 |
| 2035년 | 64세 |
| 2037년 | 65세 |
재고용은 2028년 61세를 시작으로 2년마다 1세씩 올려 2035년 65세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이 함께 보도됐습니다. 희망하는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전원 재고용하되, 법에 정한 기준에 따라 사업주가 예외적으로 제외할 수 있게 하는 방식입니다.
노사 입장은 왜 엇갈리나?
| 주체 | 현재 입장(보도 기준) |
|---|---|
| 노동계 | 시행 시기가 너무 늦어 소득 공백 해소가 어렵다며 반대, 조기 법제화 요구 |
| 경영계 | 재고용을 먼저 시행하고,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요구 |
| 여당 | 연내 입법 추진, 다만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에는 반대 |
| 정부 | 연내 입법 필요, 사회적 논의를 보며 정부안 발표 예정 |
결국 쟁점은 두 가지로 모입니다. 언제부터 시행하느냐, 그리고 연공형 임금체계를 어떻게 바꾸느냐입니다. 일부 언론은 임금체계 개편 없이 정년만 늘리면 청년 채용이 줄 수 있다는 경영계 우려도 전하고 있습니다.
해외는 어떻게 했나? 일본·독일 비교
정년과 연금 나이를 맞추는 문제는 고령화를 먼저 겪은 나라들도 고민한 숙제입니다. 일본은 기업에 65세까지 고용확보 조치(정년 연장·폐지·계속고용 중 선택)를 의무화했고, 70세까지는 노력 의무를 두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정년을 직접 늘리기보다 계속고용(재고용)을 택했습니다.
독일은 연금 수급 나이를 67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중이며, 정년은 별도 법정 나이보다 연금 수급 나이와 연동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한국 논의안이 '정년연장 + 재고용 병행'을 담은 것도 이런 해외 사례를 절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볼 포인트
- 정부안 발표 시점: 고용노동부가 언제, 어떤 형태(일괄 연장·단계 연장·재고용 병행)로 내놓을지가 첫 관전 포인트입니다.
- 연내 입법 여부: 여당과 장관 모두 연내 입법을 언급했지만, 노사 이견이 커서 일정은 유동적입니다.
- 국민연금 제도 보완: 보사연은 60세 이상 소득자의 연금 가입 상한 연령 연장, 필요한 만큼 나눠 받는 부분연금제, 실업급여 기준 완화와 공공 가교일자리 확대도 제안했습니다.
- 임금체계 개편: 정년이 늘어도 임금피크제·직무급 전환 등 임금 구조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실제 체감은 달라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년연장 65세는 확정됐나요?
A. 아직 아닙니다. 여당 특위 논의안(2029년 61세 → 2037년 65세)이 보도됐을 뿐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고, 정부안도 발표 전입니다.
Q. 1964년생은 소득 공백이 얼마나 되나요?
A. 현행 제도 기준으로 법정 정년 60세, 국민연금 수급 63세라 약 3년입니다. 개인의 실제 퇴직 시점과 회사 정년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공백기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계속 낼 수 있나요?
A. 의무는 59세에 끝나지만, 본인이 원하면 임의계속가입으로 보험료를 계속 내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Q. 보고서의 '소득 절벽 가구'는 어떤 기준인가요?
A. 정년 전 중위소득의 절반 미만으로 소득이 떨어진 가구를 뜻하며, 세대별로 15.6~17.2%였습니다.
정년 뒤 3년은 숫자로 보면 짧지만, 그 기간을 버티는 가구에게는 노후 전체를 흔드는 시간입니다. 정년연장 법안이 어떤 모양으로 확정될지, 정부안이 나오면 후속 글로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참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연합뉴스·파이낸셜뉴스·뉴스1 2026.11.2 보도), 머니투데이·매일노동뉴스(2026.10.14), 파이낸셜뉴스(2026.10.27), JIBS(2026.6.11). 이 글은 정보 제공용이며 개인 재무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